본문 바로가기
운전자 고급정보

안전속도 5030(50㎞/h 제한) 효과 없음, 다시 60㎞/h 올리는 이유

by guideman 2022. 8. 15.
반응형

오늘은 안전속도 5030의 효과가 없는 구체적인 데이터와 서울시가 차량 제한속도를 다시 60km/h로 상향 검토하는 이유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섬네일

안전속도 5030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19조 제1항을 바꾼 것입니다. 자동차의 속도 규정입니다.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그리고 공업지역의 일반도로에서는 시속 50km 이내로 속도를 제한한다는 것이죠. 원래 일반도로의 규정 속도는 60km/h였는데 이걸 10km/h 줄인 것입니다. 2021417일부터 시행됐습니다. 시행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경찰, 제도 시행 30일 만에 “교통 사망사고 크게 감소”

안전속도 5030을 주도한 기관은 경찰청과 국토교통부입니다. 제도 시행 1달 만에 경찰이 먼저 보도자료를 뿌렸습니다. 연합뉴스는 2021.5.27.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차량 제한속도를 일반도로는 시속 50, 이면도로는 시속 30로 낮춘 '안전속도 5030' 정책이 시행된 한 달간 교통 사망사고가 작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자들은 일반도로의 규정 속도가 줄어든 것에 내심 불만이었는데, 효과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니 제도 시행 한 달 만에 보도자료를 낸 것인데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의 근거는 구체적으로 이랬습니다.

안전속도 5030을 시작한 2021.4.17.부터 2021.5.16.까지 전국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7.7% 감소했다. 234명에서 216명으로 감소. 그런데 제도 시행하고 불과 한 달 만에 전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건수를 놓고 이 제도의 효과가 있다고 보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 보입니다. 교통사고 사망자 숫자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대단히 다양하므로, 사망자 18명 감소를 100% 안전속도 5030의 성과로 돌리는 것은 무리한 해석입니다.

경찰청은 제도 시행 후 한 달간 전국의 전치 3주 이상 교통사고 중상자2,778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5,079명보다 45.3% 적었다면서, 안전속도 5030의 효과를 강조했습니다. 마찬가지입니다. 전치 3주 이상 교통사고 중상자가 무려 45.%라는 수치로, 드라마틱하게 감소했는데, 이걸 어떻게 안전속도 5030의 성과로만 볼 수 있을까요? 경찰은 그저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해 보도자료를 내는 것입니다.

 

국토부도 시행 100일 만에 “안전속도 5030 효과 있다”

경찰은 안전속도 5030 시행 한 달 만에 성과 있다고 보도자료를 냈습니다만, 국토부는 그나마 제도 시행 100일을 맞아 자료를 작성해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한 달이든, 100일이든, 어떤 교통 체계의 변화 효과를 분석하기에는 대단히 짧은 시간임이 틀림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안전속도 5030의 효과인지 구분해서 파악하기도 어려운 건 같습니다.

 

어쨌든 국토부는 경찰과 다른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한 지역의 보행자 사고와 차대차 사고, 차량단독 사고 통계를 집계했습니다. 국토부는 5030 적용 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2020317명에서 2021년에는 277명으로 12.6%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5030을 적용하지 않는 지역은 사망자 감소율이 4.7%에 그쳤으므로, 12.6%나 감소한 지역은 안전속도 5030의 효과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이건 말이 되는 얘기일까요?

국토부 보도자료
안전속도 5030 시행 100일, 보행사망자 큰 폭 감소 (2021.8.11.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말도 안 되는 해석입니다. 근거 자료는 사실에 부합하겠지만, 그 자료가 안전속도 5030의 효과를 뒷받침해줄 수는 없습니다. 안전속도 5030은 앞서 말씀드렸지만, 2021417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즉 제도의 효과가 궁금하다면 2021.4.17.을 기준으로 전과 후를 비교해야 합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2020년과 2021년 전체 통계를 비교했을까요?

 

국토부의 아전인수 자료 해석 

보행자 사고 건수를 비교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국토부는 5030 적용 지역에서 보행자 사고가 2020167건에서 2021139건으로 줄어서 16.7%의 감소율을 기록했으므로, 5030 적용 지역 외의 사고 감소율 3.7%에 비해 확연히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해석했습니다.

하지만 2021년 통계 자체에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하지 않은 기간 2021.1.1.~2021.4.16.과 시행한 기간 2021.4.17.~2021.12.31.의 통계가 뒤섞여 있으므로 국토부의 해석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으로 보입니다.

안전속도 5030의 효과는 경찰처럼 1달 만에, 국토부처럼 100일 만에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차량 규정 속도가 60에서 50으로 낮아지면서 운전자들과 보행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누적되는 것이 시스템 변화의 영향입니다. 최소한 1년 이상 안전속도 5030의 효과를 지켜보고, 그것이 과연 제한속도를 10km/h 줄여서 나타난 효과인지 다시 정밀하게 따져봐야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안전속도 5030, 현실의 실험실 3곳 

그런 취지에서 안전속도 5030의 효과를 조금이나마 따져볼 수 있는 지자체 3곳이 있습니다. 서울 중구와 부산 영도구, 그리고 충북 증평군입니다. 왜냐하면 이 세 곳은 안전속도 50302021년 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해 온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제도 시행 뒤의 교통사고 건수 등 데이터를 좀 더 장기간에 걸쳐 살펴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 3곳의 데이터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서울 중구

서울시 중구는 201812월부터 사대문 안쪽에서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동서 방향으로는 동대문에서 독립문까지, 남북 방향으로는 회현에서 창덕궁까지입니다.

서울 중구
안전속도 5030 설계 운영 매뉴얼 (경찰청, 국토교통부)

위의 사대문 안쪽은 서울 중구와 종로구에 걸쳐 있습니다. 특히 서울 중구는 거의 모든 지역이 안전속도 5030 대상에 포함되므로 201812월부터의 교통사고 데이터를 살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구 사고 건수
서울 중구 월별 교통사고 건수 (2017.1~2021.12)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서 5년치 자료를 뽑았습니다. 전국적으로 제도 시행을 시작한 건 2021.4월 이지만 사대문 안, 즉 서울 중구 지역에서는 2018.12부터 시작됐습니다.

 

그래프가 어떻게 보이시나요?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좀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2019년에는 또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하면 교통사고 건수가 비슷한 것 같아서, 5030의 효과가 불분명해 보이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② 부산 영도구 

부산에서는 2017.6부터 영도구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속도 5030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영도구에서 시행해보니, 보행 사망사고가 37.5%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부산 영도구
안전속도 5030 설계 운영 매뉴얼 (경찰청, 국토교통부)

이제 영도구의 차량 제한속도가 50km/h로 줄어든 2017년 6월 이후의 교통사고 건수를 보시죠. 2017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5년 간의 교통사고 건수를 월별로 그래프를 그려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영도구 사고 건수
부산 영도구 월별 교통사고 건수 (2017.1~2021.12)

어떻게 보이시나요? 빨간 화살표가 2017년 6월, 제도 시행 시점입니다. 저는 도대체 이 제도의 효과가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부산 영도구의 차량 제한속도를 50으로 줄였다고 해서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감소했나요? 영도구에서는 차량 제한속도와 무관하게 지난 5년간 교통사고 건수에 별다른 특징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별히 사고 건수가 늘거나, 줄거나, 이런 패턴은 보이지 않습니다. 

 

③ 충북 증평군

충북 증평군에서는 2018년 5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충북 증평군
안전속도 5030 설계 운영 매뉴얼 (경찰청, 국토교통부)

충북 증평군 월별 교통사고 건수 (2017.1~2021.12)

부산 영도구와 마찬가지로 제도 시행 뒤에 교통사고 건수가 줄어든 것인지 그래프로 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2021년 6월에는 교통사고 발생 건수 최고치를 기록했네요? 경찰에 물어 보면 이 최고치는 안전속도 5030의 영향은 아니라고 할 겁니다. 마찬가지로 설령 교통사고 건수가 줄었다고 하더라도, 그걸 차량 제한속도를 10km/h 늦춰서 그렇게 됐다고 말하기는 힘든 것입니다. 

 

5030 도입 후 보행자 사고, 차대차 사고, 차량 단독사고는 줄었는가? 

앞서 국토부는 안전속도 시행 100일을 맞아 보행자 사고, 차대차 사고, 차량 단독사고 데이터를 가져와 5030의 효과를 강조했다는 점을 말씀 드렸습니다. 그래서 같은 방식으로 서울 중구와 부산 영도구, 충북 증평군에서 제도 시행 전후로 보행자 사고, 차대차 사고, 차량 단독사고 데이터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분석해보겠습니다. 

 

사망자 숫자는 10명 이내라서 그래프의 등락이 의미 없어 보이므로, '보행자 사고', '차대차 사고', '차량 단독사고' 세 가지 항목을 합쳐 사고건수, 부상자수를 아래 그래프로 나타냈습니다. 그래프에는 별도로 안전속도 5030이 시행된 시기를 빨간 라인으로 그려넣어 제도 시행 전후를 비교하기 쉽도록 했습니다. 3개 지자체 데이터 보시죠. 

서울 중구
서울 중구 사고건수, 부상자수 (2017-2021)

서울 중구는 앞서 월별 교통사고 건수 그래프와 다르게 감소 추세로 나타납니다. 2018.12부터 5030을 시작했으니 2019년부터의 데이터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부산 영도구
부산 영도구 사고건수, 부상자수 (2017-2021)

부산 영도구는 서울 중구와 다릅니다. 별다른 증감 없이 비교적 일정한 데이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차량 제한 속도를 줄이면서 교통사고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없이, 운행 속도만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이럴 거면, 50으로 왜 줄였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합니다. 

증평군
충북 증평군 사고건수, 부상자수 (2017-2021)

증평군은 어떤가요? 보행자 사고, 차대차 사고, 차량 단독사고가 줄어들기는 커녕, 오히려 증가한 것처럼 보입니다. 2018년 5월에 시작됐으니, 2019년 데이터를 보시면 되는데요. 2018년보다 사고 건수가 적었던 해가 없습니다.

특히 2021년에는 사고 건수와 부상자수가 모두 2018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혹시 차량 대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걸까요? 그 부분까지는 확인을 해봐야 겠습니다만, 최소한 과거 국토부가 사용한 데이터로 봤을 때는 5030의 효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결국 제한속도 다시 60km/h 상향 검토 

특히 일관적인 결과 없이, 지자체 별로 그래프가 모두 제각각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이래서는 차량 속도를 늦춘 제도가 비효율적일 뿐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차량 속도가 늦어진 만큼 뚜렷하게 나타나는 공적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불투명해 보입니다.

 

경찰과 국토교통부가 2021년 이후 새로 내놓은 자료는 없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니 아래와 같은 보도가 나오는 것입니다. 2022.5.25. 경향신문 보도.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지난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제한속도를 상향할 도로를 점검한다. 후보에 오른 구간은 시 경계 구간 10개소, 녹지·하천 주변 5개소, 터널 등 5개소, 광폭도로 4개소 등 총 24개소다. 상향 대상지로 최종 선정된 도로는 제한속도가 시속 60km까지 올라간다." 

 

안전속도 5030 정책은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그 효과에 대해 좀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해 보이며, 명확하고 일관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이상 제한속도를 다시 60km/h로 상향 조정하는 쪽으로 검토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정차 위반 의견진술서 작성 5가지 노하우, 과태료 면제 가능성↑

오늘은 불법 주정차로 단속되었을 때 과태료를 면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인터넷 의견진술서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오늘(2022.8.10.)의 주정차 위반 단속 건수

guideman.tistory.com

 

2022년형 과속단속카메라 원리 집중분석 (바닥 센서X, 얌체운전 다 찍힘!)

지금 전국 도로에 깔려 있는 무인단속카메라가 2022년 최신형으로 속속 바뀌고 있습니다. 온라인에는 이렇게 하면 카메라에 안 찍힌다, 안 걸린다, 단속 피하는 꿀팁이라는 정보가 넘치지만, 최

guideman.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