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이 금능해수욕장이에요. 몇 년에 걸쳐 쌓은 꿀팁 5가지를 알려 드릴게요. 아이와 함께 제주 금능해수욕장을 가신다면 아래 5가지를 꼭 살펴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금능해수욕장을 10배, 100배는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어요.
1. 문어 잡기
2020년 금능해수욕장에서는 문어를 볼 수 있었어요. 금능과 협재해수욕장 사이에 까만 돌무더기가 보이거든요.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 때를 맞춰서 가보면 돌틈 사이사이에 문어가 숨어 있어요. 문어와 숨바꼭질을 하면서 가끔 한 마리씩 잡으면 아이들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주변 아이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었죠. 아이들 기 살려주려고 눈에 불을 켜고 문어를 찾는 사람도 많았어요.
2021년에도 문어가 있었어요. 아이와 함께 4마리인가, 5마리를 잡았던 기억이 나네요.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어요. 그냥 목장갑 낀 손으로 잡으면 그만이에요. 투명 채집통에 넣어서 한참 구경한 뒤에 바다에 놓아주고 돌아갔습니다. 펜션에 갖고 가서 데쳐 먹는 분들도 있어요. 해변에서 잡는 문어라서 먹기에는 작은 사이즈이지요. 단, 혹시 파란 맹독성 문어라면 잡지 마세요.
그런데 2022년 8월 여름, 이번에 가보니 문어가 안 보입니다. 올해는 특히 과거와 다르게 문어 포획기(꼬챙이)를 들고 다니는 분들까지 보여요. 손으로 잡는 것도 아니고, 눈에 띄었다 하면 바로 기다란 꼬챙이로 잡거든요. 예전에는 금능해수욕장에서 이런 분을 본 적이 없는데, 아무튼 문어가 안 보여서 아쉽습니다.
아이랑 해수욕장에서 2시간 가까이 찾아봤지만 문어 얼굴은 구경도 못했네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어요. 문어는 뭐랄까, 해수욕장에서 바다 생물 잡는 아이들의 로망 같은 것이어서, 발견하기만 하면 문어다! 하고 소리를 지르고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문어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올해는 문어다! 외침을 주변에서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네요.
금능에서는 사람들이 문어를 너무 잡아서, 혹시 문어 씨가 마른 걸까요. 제주 바다에서 문어 얼굴 좀 보려면 이제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 건가 싶네요. 그래도 여러분은 혹시 모르니, 문어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돌틈을 열심히 살펴보세요. 가끔 문어 다리 하나가 삐죽 나와 있거나, 문어와 눈이 마주칠 수도 있습니다.
2. 다슬기 수경
문어 잡을 때도, 다른 물고기 잡을 때도, 특히 큼지막한 게를 잡을 때는 다슬기 수경이 필수예요. 이렇게 생긴 거 다들 보셨을 거예요. 절대 비싸지 않아요. 아마 배송비가 더 비쌀 겁니다. 그러니 한 번에 가족 숫자만큼 주문하셔도 돼요. 이걸 계곡 같은 민물에서만 쓰는 걸로 알고 계신 분이 있어요. 근데 바다에 들고 가면 이 저렴한 물건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요. 시력 마이너스인 사람이 안경 끼는 기분이에요.
간조 때 수심이 얕아지면 바닷속이 잘 보여요. 그런데 수심이 얕아도 바람이 세면 말짱 헛일입니다. 안 보여요, 전혀 안 보여요. 수면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바닷속에 뭐가 있는지 도대체 보이지가 않습니다. 아이들은 뭐가 보여야 즐거워하는데 부모로서는 아쉬울 수 있어요. 바람이 강하지 않아도 물속은 잘 보이지 않아요.
하지만 바람이 아무리 세게 불어서 수면이 요동을 쳐도 이거 다슬기 수경 하나만 있으면 물속이 훤히 다 들여다보여요. 정말 별 것도 아닌데 효과가 너무 강력해서 아이들이 이거 들고 다니는 다른 애들을 부러운 눈빛으로 쳐다보게 된답니다. 현장에서 '아, 저거 하나 사야지' 생각하셔도 집에 돌아오면 잊어버리게 됩니다.
3. 스노클링
금능해수욕장에서 스노클링 하는 분들도 많아요. 물론 아이들이에요. 청소년이나 어른들은 여기서 스노클링 하는 건 시시해요. 물 깊이가 깊지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아이들이 서 있을 때도 물에 잠기지 않는 수심에 스노클링을 즐기기에는 금능해수욕장만한 장소가 없어요.
현장에서 보니, 물이 빠진 간조 때 1번 포인트에서 스노클링 하는 아이들이 많이 보였어요. 물론 1번 포인트에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지요. 해수욕장 중간 해변에서도 멀리 나가면 가능한데 아무래도 부모로서 걱정이 되지요. 하지만 1번 포인트에서는 간조 때 물이 어느 정도 고여 있는 곳이 있어요. 지형을 잘 살펴보시고 스노클링을 즐기시면 될 것 같아요. 물이 참 맑아서 물고기도 볼 수 있을 거예요.
★ 스노클링 때 물고기를 보려면 '새우 미끼'를 준비해보세요
스노클링 가시기 전에 새우 미끼를 준비해보세요. 제주도에는 낚시용품점이 널려 있어요. 아무 곳이나 가서 새우 미끼 찾으시면 구입 가능합니다. 저는 3천 원에 구입했어요.
이걸 돌틈 낚시할 때도 바늘에 끼워서 쓰고, 남은 건 양파망에 넣어서 스노클링 할 때 사용했습니다.
금능에서 아이랑 스노클링 하실 때 얕은 수심에서 새우 미끼를 쓰면 작은 물고기들은 충분히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게를 잡으시려면 '마른 오징어'를 준비해보세요
금능해수욕장에서 게를 잡을 예정이라면 마른 오징어를 꼭 챙겨보세요. 아래 사진은 한림 하나로마트(금능해수욕장에서 10분 거리)에서 구입한 마른 오징어예요. 4,180원. 제주에서 구입했지만 오징어는 페루산이네요. 다리 10개입니다. 이걸 양파망에 넣은 뒤에 돌틈 사이에 넣어 보세요. 장관이 펼쳐집니다.
마른 오징어를 넣으면, 오징어가 바닷물을 빨아들이면서 통통한 오징어로 변해요. 그럼 오징어 냄새를 맡은 큼지막한 새우가 제일 먼저 달라붙고, 그다음 큼지막한 게들이 잔뜩 경계하면서도 오징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바위 틈에서 전부 기어 나와요. 작은 게는 나무젓가락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지만 큰 녀석들은 힘이 대단해서 젓가락으로도 안 되네요. 그냥 오징어 다리 하나 들고 있으면, 줄줄이 게가 올라옵니다.
게들은 투명 채집통에 넣어서 아이들한테 구경시켜준 뒤에 돌아가실 때는 바다에 풀어주세요. 운이 좋으면 쉽게 보기 힘든, 이름 모를 물고기들도 구경할 수 있답니다. 금능해수욕장을 매년 가보는데, 그렇게 큰 게가 바위틈에 있는 줄은 몰랐네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었어요.
오징어는 새우 미끼처럼 양파망에 넣어서 쓰셔도 되고, 그냥 오징어 다리 하나만 손으로 들고 있어도 큰 게들이 반응해요. 오징어가 새우 미끼보다 게를 유인하는 힘도 세고, 효과도 오래 갑니다:) 하루 쓰고, 다음날 또 바닷속에 집어넣어도 게들이 달려들 정도예요. 아무튼 마른 오징어! 필수품입니다.
금능해수욕장에 처음 갔을 때는 겉으로 드러난 돌틈 사이에 게를 잡으려고 '나무 젓가락'을 동원했어요. 물속에 있는 게들이 대개 더 큰데, 아주 어린 아이들은 돌틈 사이의 작은 게도 충분히 좋아하지요. 맨손으로는 잡기 힘들어요. 장갑을 끼고 있어도 집게발로 위협하는 게를 잡기는 어른도 쉽지 않아요. 그럴 때는 나무 젓가락을 쓰시면 게를 이길 수 있어요. 나무 젓가락이 없으시면, 근처에 편의점을 찾으세요.
4. 물때 꼭 확인하고 가세요
금능해수욕장은 꼭 물때 확인하고 가세요. 이건 꿀팁이라기보다는 기본이에요. 아이랑 같이 가실 경우에는 물이 들어오는 시간보다는 물이 빠지는 시간이 놀기에 훨씬 좋아요. 만일 간조가 오후 1시쯤이라면 오전에 가시면 좋겠지요. 물이 서서히 빠지면서 해수욕장 가장자리에 있는 검은 돌무더기가 드러나요.
그 돌무더기 사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다 생명체가 가득합니다. 낮에는 물고기들이 보통 돌무더기 밑에서 쉬고 있어서 잘 나오지는 않지요. 위에서 알려드린 대로 새우나 오징어 미끼가 있으면 큼지막한 녀석들도 볼 수 있어요. 만조 때는 성인이, 간조 때는 아이들이 스노클링 하기 좋습니다.
'금능해수욕장 물때'라고 검색하시면 잘 안 나와요. 금능에서 한림항이 가깝거든요. '한림항 물때'라고 검색해서 보시면 돼요. 금능이랑 똑같습니다.
5. 금능해수욕장 주차
아래 빨간 원, 금능해수욕장 주차장은 너무 좁아요. 갓길에도 주차하고, 성수기에는 난리도 아닙니다. 아이가 모래놀이를 좋아하면 금능해수욕장 주차장이 가깝고 좋기는 해요. 하지만 아이가 좀 크고, 게도 잡고, 문어도 잡고, 스노클링도 하실 거면 1번 포인트에 주차하시는 게 나아요.
1번 포인트에 주차하시면, 지도에서 빨간 라인으로 표시해놓은 해변으로 나가는 길이 있어요. 빨간 라인 쪽이 사람이 더 적고 한적합니다. 위성 지도로 보시면 포스팅 위에 위성 사진 참조하시면 돼요. 거기에는 2번 포인트로 주차장을 표기해놨어요. 별도의 주차비는 없습니다. 자, 이제 아이 데리고 금능해수욕장으로 출동할 준비 되셨지요?
제주까지 배편을 이용하신다면 아래 포스팅을 참조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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